“아버지, 꼭 이겨내세요”…가수 신성의 눈물, 무대가 가족에게 보내는 편지가 되다
위암 4기 투병 중인 아버지 향해 전한 아들의 진심
남궁진과 패티김 ‘이별’ 열창…노래가 끝난 뒤 비로소 꺼낸 가족 이야기
[문화복지신문 = 장종열 기자jcwntv@naver.com]
화려한 조명 아래에서 노래하는 가수에게 무대는 자신을 보여주는 공간이다.
그러나 때로는 그 무대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한 사람에게 보내는 편지가 되기도 한다.
가수 신성이 무대 위에서 아버지를 이야기하다 끝내 눈시울을 붉혔다.
지난 9월 5일 방송된 KBS 2TV ‘불후의 명곡’ 772회 ‘전국 트롯 대축제 특집’ 2부에서 신성은 가수 남궁진과 함께 충청 지역을 대표해 무대에 올랐다.
두 사람이 선택한 노래는 패티김의 ‘이별’이었다.
신성과 남궁진은 각자의 깊은 음색을 살려 노래를 주고받으며 무대를 완성했다. 두 사람 모두 KBS ‘아침마당’의 ‘도전! 꿈의 무대’에서 5승을 거둔 인연도 있다.
하지만 이날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인 순간은 노래가 끝난 뒤 찾아왔다.
신성은 조심스럽게 가족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아버지가 약 두 달 전 위암 4기 판정을 받았으며 현재도 항암치료를 받으며 병마와 싸우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방송을 보고 있을 아버지가 자신의 노래를 듣고 힘을 내 암을 이겨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전했고, 마지막에는 아버지를 향한 사랑을 표현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가수의 무대가 한순간에 아들의 편지가 된 순간이었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아버지의 병
신성의 아버지 투병 소식은 어느 날 갑작스럽게 가족에게 찾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신성이 앞서 자신의 SNS를 통해 전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아버지에게 갑작스러운 혈변 증상이 나타났고, 응급실을 찾아 긴급 내시경 검사를 받은 뒤 위암 4기 판정을 받았다.
가족에게는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현실이었다.
그러나 신성이 이후 공개한 아버지의 소식에는 절망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항암치료를 이어가고 식사를 챙기면서 검사 결과에서 희망적인 변화가 보이기 시작했고, 주변 사람들의 응원 속에서 아버지 역시 삶에 대한 의지를 보이며 운동을 하는 등 치료에 힘을 쏟고 있다고 전했다.
그런 시간을 지나 다시 선 ‘불후의 명곡’ 무대였기에 신성에게 이날의 노래는 평범한 경연곡 이상의 의미였을 것으로 보인다.
언제나 그 자리에 있을 것 같았던 ‘아버지’
우리는 부모가 언제까지나 그 자리에 있을 것처럼 살아간다.
어린 시절에는 아버지의 등이 세상에서 가장 커 보였고, 성인이 된 뒤에는 각자의 삶에 쫓겨 부모가 늙어가는 시간을 미처 바라보지 못할 때도 있다.
그러다 어느 날 부모의 병환 소식을 듣게 되면 비로소 깨닫는다.
자식에게는 언제나 강한 사람으로만 보였던 아버지 역시 세월 앞에서는 늙어가는 한 인간이었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래서 이날 신성의 눈물은 한 유명 가수의 개인적인 가족사에만 머물지 않는다.
부모의 병상을 지켜본 경험이 있는 사람에게는 자신의 아버지와 어머니를 떠올리게 하고, 아직 부모가 곁에 있는 사람에게는 평소 하지 못했던 말 한마디를 생각하게 만든다.
“사랑합니다.”
가까운 가족일수록 오히려 꺼내기 어려운 그 말을 신성은 수많은 시청자가 지켜보는 무대에서 아버지에게 전했다.
노래가 줄 수 있는 또 하나의 힘
이날 MC 신동엽 역시 자신의 어머니가 투병했던 시절을 떠올리며 신성의 마음에 공감했다.
신동엽은 과거 자신의 어머니가 병원에서 좋지 않은 이야기를 들었지만, 당시 신인 개그맨이었던 자신이 방송에서 활동하는 모습을 보며 당초 예상보다 오래 곁에 계셨던 경험을 이야기하며 신성의 아버지에게도 쾌유를 기원했다.
그 이야기는 이날 무대가 던진 의미를 더욱 깊게 했다.
의학적 치료는 의료진의 영역이지만 가족의 격려와 삶에 대한 의지,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고 싶은 마음은 힘든 치료 과정을 견뎌내는 데 소중한 정서적 버팀목이 될 수 있다.
신성이 아버지에게 노래를 들려주고 싶었던 이유도 어쩌면 여기에 있을 것이다.
무대보다 오래 남은 한마디
가수에게 좋은 노래와 박수는 중요하다.
하지만 이날 신성의 무대에서 오래 기억될 장면은 화려한 조명도, 경연 결과도 아니었다.
병상에 있는 아버지를 생각하며 애써 감정을 누르던 한 아들의 모습이었다.
대중에게는 가수 신성이지만 한 가정으로 돌아가면 그 역시 부모의 건강을 걱정하는 평범한 아들이다.
문화복지신문은 신성의 아버지가 치료 과정을 잘 이겨내 다시 건강한 모습으로 가족과 웃을 수 있기를 기원한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부모가 곁에 있는 독자라면 오늘만큼은 먼저 전화 한 통을 드려보는 것은 어떨까.
거창한 말이 아니어도 좋다.
“아버지, 식사하셨어요?”
“어머니, 건강은 괜찮으세요?”
어쩌면 우리가 미뤄두었던 그 평범한 한마디가 부모에게는 세상 어떤 화려한 노래보다 반가운 선물이 될지도 모른다.
문화복지신문
장종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