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년 만에 귀국한 신윤복 그림, 4년 전 감쪽같이 사라졌다

Photo of author

By 관리자

197년 만에 귀국한 신윤복 그림, 4년 전 감쪽같이 사라졌다

삼국지 제갈량·맹획 고사 그려
민간 연구소, 日서 2008년 환수
2020년 분실 확인… 수사 실패
최근에야 종로구청에 도난 신고

[문화복지신문= 문화부]‘미인도’, ‘단오도’ 등으로 유명한 조선 후기의 풍속화가 신윤복(1758~?)의 그림이 사라졌다는 신고가 들어와 당국이 확인에 나섰다.

17일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신윤복의 ‘고사인물도’(故事人物圖)를 소장해 온 사단법인 후암미래연구소 측은 그림이 사라졌다며 지난 4일 서울 종로구청에 신고했다. 국가유산청은 ‘도난 국가유산 정보’ 홈페이지에 지난 10일 이러한 내용을 공고했다. 국가유산 도난의 경우 해외 밀반출 등의 우려로 인해 도난 정보를 공고하게 돼 있다.

1811년 작으로 추정되는 이 그림은 119.5*43㎝ 규격의 족자 형태로 돼 있다. 분실 시기는 2019년 12월~2020년 1월로 보고 있다. 소장자는 신고 당시 그림을 말아서 오동나무 상자에 보관했는데 도난 사실을 뒤늦게 파악한 것으로 진술했다. 2020년 1월 사무실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소장품이 사라진 것을 확인하고 이후 경찰에도 신고했지만 그림 소재를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사인물도는 신화나 역사 속 중요한 인물의 생애나 관련 일화를 주제로 그린 그림을 일컫는다. 제갈량이 남만국의 왕 맹획을 7번 잡았다 놓아 주고는 심복으로 만들었다는 ‘칠종칠금’(七縱七擒) 고사를 다룬 그림으로 오른쪽 위에는 ‘조선국의 혜원이 그리다’라는 내용의 묵서가 있다. 이는 신윤복의 외가 친척이자 조선통신사 사자관이었던 피종정의 서체로 추정된다.

신윤복에게 부탁해서 그린 뒤 피종정이 마지막 조선통신사 파견 때 일본으로 가져간 것으로 추정된다. 이 그림은 차길진 전 후암미래연구소 대표가 2008년 일본의 수집가에게 구입해 197년 만에 일본에서 국내로 돌아왔다. 이 작품은 2008년 12월 K옥션 경매에 출품된 적이 있다. 당시 추정가 4억~5억원이었지만 낙찰자를 찾지 못했다. 2010년에는 숙명여대 박물관에 전시됐으며 2015년에는 국립고궁박물관의 ‘그림으로 본 조선통신사’ 전에서도 선보였다. 박물관은 당시 “조선통신사를 통해 (두 나라를) 오고간 대표적인 회화 작품” 중 하나로 소개했다.

국가유산청은 고미술 업계와 주요 거래 시장을 확인하는 한편 제보를 통해 그림과 관련한 정보를 확인할 방침이다.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