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멍 때리기 대회”10주년

Photo of author

By 관리자


“한강 멍 때리기 대회”
별난 이슈가 올해로 10주년을 달린다.
[문화복지신문= 별난사람들의문화 장종열컬럼]60세 이상 이해하기 쉽지 않은 “한강멍때리기대회” 12일 10주년을 맞은 ‘한강 멍 때리기 대회’가 열렸다. 외국인도 도전장을 내밀정도 우리사회 이런 별난 대회가 있다는 사실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가 더 이슈로 탄생 되고 있다. 미국에서 학위를 받은 뒤 지난해부터 경기 평택에서 정신과 의사로 일하고 있는 그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개최 소식을 알게 돼 신청했다. 그는 “우리는 종종 미래의 일을 걱정하거나 과거의 일을 슬퍼하며 현재의 즐거움을 잊지만 멍 때리기 대회는 지금, 현재를 즐기자는 중요한 메시지를 전한다”고 말한다.

그는 이날 반포한강공원 잠수교에서 경쟁자들과 함께 ‘멍 때리기 고수’가 되기 위한 명상에 잠겼다. 그는 대회 시작에 앞서 “최소한 45분은 멍 때리는 게 목표”라며 “미리 충분히 연습하지는 못했지만 서울의 아름다운 봄날과 함께 지금을 즐기고, 재미있는 경험을 할 수 있어 감사하다”고 했다. 그는 파란색 진로 소주 로고가 박힌 모자로 한국 생활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멍 때리기 대회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무가치하다는 통념을 깨기 위해 2014년 시작됐다. 이번 대회에서는 35대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80팀이 경합을 벌였다. 한강이 보이는 잠수교 공원에 앉은 선수들은 멍때리기 체조를 시작으로 90분간 무념무상의 침묵에 들어갔다. 참가자들이 착용한 손목 밴드는 15분마다 심박을 측정했다. 시합을 지켜보는 시민들도 함께 침묵하며 눈빛으로 응원했다.

올해엔 정신과 의사, 데이터 언어학자, 항공정비사 등 다양한 직군에서 참여했다. 외국인도 4명 참가했다. 휴식을 통해 몸과 마음을 회복하려는 사람들이다. 30대 참가자 심모씨는 “비움이 있어야 채움이 있기에 멍 때리기란 또 다른 도약을 의미 한다”고 했다. 쇼트트랙 선수 곽윤기, 교육 전문 크리에이터 ‘미미미누’도 참가했다.

가족 단위 참가자들도 눈에 띄었다. 초등학생 두 아들과 함께 참가한 소방공무원 김모(43)씨는 “학교생활에 바쁜 아이와 휴식을 함께하고 싶었다”고 했다. “반에서 멍 때리기를 가장 잘한다”는 중학생 이모(13)군은 상의에 ‘맹모삼멍지교’라는 문구를 쓴 어머니와 함께 대회에 임했다.

최종 우승자는 심박수 그래프와 시민투표 점수를 합산해 선정됐다. 심박수 그래프가 안정적일수록 높은 점수를 받았다.

멍 때리기 대회 기획자인 ‘웁쓰양’ 작가는 “10년이 지나도 많은 관심 속에 대회가 개최되었다는 것은 우리 사회가 여전히 바쁘고 여유가 없다는 의미”라며 “최근엔 아이들과 함께 참여하는 부모들이 늘고 있어 ‘멍 때리는 게 과연 시간 낭비일까’라는 질문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이 조금씩 바뀌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주용태 서울시 미래한강본부장은 “바쁘게 돌아가는 삶 속에서 잠시나마 일과 업무로부터 벗어나 재충전하는 시간이었길 바란다”고 했다.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