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반도체 장비 투자 160조 돌파…중국 1위, 한국은 28조원 투자
AI·HBM 수요에 힘입은 글로벌 반도체 장비 시장 ‘역대 최대치’ 기록
중국 68조원 압도적 1위…한국·대만·북미 순, 유럽은 급감
[문화복지신문=장종열 선임기자]“지난해 반도체 산업은 ‘AI 바람’과 ‘HBM 수요’ 속에 역동적으로 진화했습니다.”
– 아짓 마노차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 CEO
전 세계 반도체 장비 시장이 역대 최대 규모인 160조 원에 달하며 강력한 성장을 기록했다. AI 반도체의 폭발적인 수요, 고대역폭메모리(HBM) 기술 수요의 증가, 그리고 국가별 전략 투자가 결합되며 시장이 다시 한 번 요동쳤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가 27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글로벌 반도체 제조 장비 투자액은 1171억 달러(한화 약 160조 원)**로 전년 대비 10% 증가했다.
중국, ‘반도체 굴기’ 실현…투자액 68조 원으로 세계 1위
올해도 중국의 독주는 계속됐다.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중국은 반도체 생산 능력을 대폭 확장하며 **496억 달러(약 68조 원)**을 투자했다. 이는 전체의 약 40% 비중으로, 전년 대비 무려 35%나 증가한 수치다.
중국 정부의 반도체 자립 전략, 첨단 패키징 기술 확보 의지가 본격적으로 성과를 내는 분위기다.
한국, 메모리 회복세 속 ‘HBM 중심 전략’…28조 원 투자
**한국은 205억 달러(약 28조 원)**을 투자하며 2위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3% 증가한 수치로, 메모리 시장의 점진적 회복과 HBM 수요 확대가 영향을 미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고성능 메모리 기술 강화에 초점을 맞춘 투자가 돋보인다.
대만·북미·유럽은 엇갈린 흐름…유럽은 25% 급감
**대만은 166억 달러(약 23조 원)**로, 전년 대비 16% 감소하며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신규 설비 투자 수요의 둔화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반면 **북미는 137억 달러(약 19조 원)**를 투자하며 14%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다. 인텔과 TSMC의 미국 내 생산 시설 확대 등 현지 제조 역량 강화가 반영된 결과다.
**유럽은 49억 달러(약 7조 원)**으로, 전년 대비 25% 급감했다. 경기 불확실성과 자동차·산업용 반도체 수요 부진이 투자 위축으로 이어졌다.
후공정·패키징 장비, HBM 수요에 힘입어 반등
2023년은 전공정 장비 외에도 패키징과 테스트 장비 투자가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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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키징 장비: 25%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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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트 장비: 20% 증가
이는 고집적화, 미세공정 기술의 발전과 함께 AI·HBM 수요가 촉진한 결과다. 후공정 장비 부문은 2년간의 침체를 딛고 본격적인 반등에 성공했다.
SEMI “반도체 산업, 지역·기술 축의 다변화 가속화”
SEMI의 아짓 마노차 CEO는 “반도체 장비 투자 흐름은 각 지역의 전략적 우선순위와 기술 고도화가 함께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AI 기반 애플리케이션 확대와 로직·메모리 기술 진화가 향후 시장을 더욱 빠르게 변화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