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서 해군 초계기 추락…4명 전원 순직
“민가 피하려다 끝까지 버틴 조종사들” 국민 가슴 먹먹
문화복지신문 장종열 선임기자 =
29일 오후, 경북 포항에서 해군 초계기가 추락해 탑승자 4명 전원이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기체는 한국 해군 항공사령부 소속의 P-3CK 해상초계기로, 이륙 6분 만에 인근 야산에 떨어졌다.
사고는 이날 오후 1시49분쯤 포항시 남구 동해면 신정리 한 아파트 인근 야산에서 발생했다. 목격자들은 “굉음과 함께 빨간 불기둥이 솟구쳤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 조종사 포함 탑승자 4명 모두 순직…“시신 일부 훼손”
해군과 경찰에 따르면 사고 기체에는 소령 1명, 대위 1명, 부사관 2명이 탑승해 있었으며, 안타깝게도 전원 순직했다. 추락 후 화염에 휩싸이면서 일부 탑승자의 시신은 훼손된 것으로 전해졌다.
숨진 군인들의 시신은 현재 해군 포항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신원 확인 및 유가족 통보가 진행 중이다.
▶ 이륙 6분 만에 추락…주변 민가는 기적적으로 피해
사고 초계기는 오후 1시43분 포항기지에서 이륙, 단 6분 만에 야산으로 추락했다. 놀라운 점은 추락 지점에서 불과 260m 거리에 680여 가구가 거주하는 대단지 아파트가 있었다는 것이다. 민가 피해가 없었던 점을 들어 조종사들이 끝까지 민가를 피하려 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됐다.
공항 관계자는 “이륙 후 이착륙 훈련 중 갑자기 추락했다”고 밝혔다.
▶ 사고기 P-3CK, 2010년 도입…북한 잠수함 대응용 ‘잠수함 킬러’
이번에 사고가 난 P-3CK 초계기는 미국 록히드마틴사에서 개발된 P-3 계열을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개조한 모델로, 2010년 도입된 항공기다.
전장 35m, 전폭 30m, 전고 11m에 터보프롭 엔진 4기를 장착하고 있으며, 어뢰, 폭뢰, 미사일 등 대잠 장비를 탑재해 ‘잠수함 킬러’로 불린다. 북한의 잠수함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실전 배치돼 왔다.
▶ 해군, 사고대책본부 구성…P-3 전 기종 비행 중단
해군은 사고 직후 참모차장 주관으로 사고대책본부를 꾸려 정확한 사고 원인 파악에 착수했다. 또한 유사 사고 방지를 위해 P-3 계열 항공기의 전면 비행 중단을 결정했다.
한편, 초계기 추락과 함께 발생한 화재는 소방당국이 헬기 2대, 차량 17대, 인력 50여 명을 동원해 진화했으며, 추락 여파로 인근 산림에도 불이 번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