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치면 뒤처진다…AI 100조 시대, 각 지자체 위기와 기회
정부 전략엔 속도전인데… 각 특별자치도는은 아직도 ‘AI 전략 공백’
“인공지능을 모르면 지역의 미래를 놓칠 수 있다.”
[문화복지신문= 장종열 선임기자jcwntv@naver.com]정부가 AI 산업에 100조 원 투자를 선언하며 전국 시·도들이 ‘AI 주도권’을 잡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는 가운데, 각 특별자치도는 아직도 명확한 전략 없이 정체 상태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재명 정부는 최근 대통령실에 ‘AI 미래기획수석’을 신설하고, 인공지능을 국가 핵심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강력한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이는 미국과 중국의 기술 패권 경쟁, 유럽 주요국의 AI 산업 강화와도 흐름을 같이하며, 국가 차원의 대규모 투자 없이는 AI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이다.
AI는 대표적인 자원집약형 산업이다. 고성능 컴퓨팅, 반도체, 데이터 인프라, 전문 인재 등 막대한 자본과 인프라가 필수다. 따라서 각 지방자치단체도 국비 확보를 위한 전략 마련에 사활을 걸고 있다.
광주는 AI 중심도시로 도약 중…전남도 속도전
광주광역시는 이미 한발 앞서고 있다.
4,200억 원 규모의 AI 집적단지 조성 1단계 사업을 완료하고, **2단계 사업(6,000억)**과 함께 2조 5,000억 원 규모의 국가 AI컴퓨팅센터 유치를 추진 중이다.
AI 사관학교, 반도체 클러스터, 실증밸리 등 관련 사업도 동시다발적으로 전개되며, ‘AI 중심도시’라는 브랜드를 구축해가고 있다.
같은 호남권인 전남도는 재생에너지, 스마트팜, 농업기술 등 주력 산업에 AI를 접목해 디지털 전환을 꾀하고 있다.
전북은 여전히 ‘종합 전략’ 부재
반면 전북 특별자치도는 아직까지 AI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계획이나 비전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현재까지 산업부 공모를 통해 푸드테크 포장 자동화, 농기계 제조공정 고도화 등 2건의 자율제조 실증사업에 선정되어 국비 90억 원을 확보한 것이 전부다.
다만, ‘전북 메가비전 프로젝트’ 일부에 플라즈마 기반 AI 산업 클러스터 구축, 농생명 산업의 AI 전환 허브 조성 등의 계획이 포함돼 있으나, 구체성과 추진력 면에서는 미흡하다는 평가다.
“기술 선도보단 현실적인 산업 접목 전략”
이에 대해 전북도 관계자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AI 자체 기술 개발을 선도하기보다는 전북이 강점을 가진 산업에 AI를 접목하는 것이 현실적인 전략”이라며
“디지털 행정 고도화, 산업단지 스마트 전환 등 실현 가능한 분야부터 점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인프라 약한 지역엔 ‘산업 전환형 AI 전략’ 적절
실제로 AI 산업은 지방정부 단독으로 추진하기엔 자금·인재 확보 모두 어려운 구조다.
이에 대해 전북연구원 관계자도 같은 입장을 보였다.
“전북처럼 인프라가 약한 지역은 기술 선도보다는 산업 전환과 생산성 향상 수단으로 접근하는 전략이 적절하다.”
공약·국정과제 경쟁 속…전북의 전략 수립은 ‘시급’
하지만 이 같은 현실을 고려하더라도, 정부의 정책 기조에 발맞춰 전북도 역시 보다 선제적이고 전략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AI 관련 공모사업, 국정과제 반영, 대선 공약 채택 등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전북이 지금처럼 ‘관망 모드’에 머문다면 AI 산업 경쟁에서 점점 더 멀어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AI, 독자적 선도는 어려워도 산업 경쟁력 강화는 가능”
한국산업기술진흥원 관계자는 이렇게 조언했다.
“AI는 미국이나 중국도 산업 육성에 애를 먹고 있을 만큼 막대한 자본과 인재가 필요한 산업인 탓에 지역이 독자적으로 기술을 선도하기는 쉽지 않다”며
“전북처럼 주력 산업이 분명한 지역은 해당 산업의 생산성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AI를 전략적으로 접목하는 방향으로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전북 AI 전략’의 분수령
전북은 기술 리더가 되기는 어려울지 몰라도, AI를 도구 삼아 지역산업을 고도화할 수 있는 기회는 여전히 존재한다.
정부 정책과 산업 변화의 물결을 따라잡기 위해, 전북도는 하루라도 빨리 실행 가능한 ‘산업 전환형 AI 전략’을 구체화하고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한다.